2015년 2월 13일 금요일

애플페이(Apple Pay) 사용기와 결제수단 이야기

핀테크 열풍을 리딩하고 있는 애플페이를 사용해봤다.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다음이 필요하다.
  1. 미국 은행에서 발급한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debit card)
  2. 아이폰6

한국인이 미국 은행 카드 만들기

1번의 난관이 높다. 다행히도 나에겐 몇 년전 미국 출장갔다가 씨티은행에 들러 계좌를 만들면서 체크카드도 함께 만든 적이 있다. 후배의 권유였는데,  iTunes Music Store, 구글 월렛 등 미국 신용카드만 가능한 서비스들을 체험해보기 위해서였다. 여권들고 은행 창구에 들르면 만들 수 있다. 단, 시간은 좀 넉넉하게.  정식 플라스틱 카드는 주소지로 배송하고, 그때 까지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준다. 주소지는 미국내 지인의 집으로 해 놓고, 나중에 도착하면 사진찍어서 보내달라고 한다. 미국은 은행 계좌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수수료가 든다고 한다. 창구 직원이 친절하게도 "수수료 들지 않는 학생용 계좌가 있는데, 이걸로 만들어 드릴까요?"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아이폰 설정하기

다음은 아이폰6에 카드를 설정할 차례다. "설정 - 언어 및 지역"에서 지역만 미국으로 설정해주면 설정 페이지에서 "Passbook 및 Apple Pay" 메뉴 항목이 나타난다.



"Passbook 및 Apple Pay" 을 선택하고, "신용 카드 또는 직불 카드 추가"를 선택해 카드 정보를 입력한다. 카드 번호는 직접 입력하거나 카드 전면을 사진찍어 자동입력되도록 할 수  있다.  입력을 완료하면, Passport 앱에서도 카드가 표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의 경우 해외에서 등록시도를 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애플페이 활성화(Apple Pay Activation)를 위해 미국 씨티은행으로 전화를 해서 요청을 해야 했다. 이것으로 애플페이를 사용할 준비가 끝난다.


애플페이 사용해보기

이제 애플페이를 가맹점에서 사용해볼 차례다. 애플페이는 마스타카드 Paypass, 비자 Paywave, 아멕스 ExpressPay 가맹점에서 사용가능하다.

  • 마스타카드 Paypass 가맹점 : 홈플러스, 스타벅스, GS25
  • 비자 Paywave 가맹점 : SK주유소, GS25, 탐앤탐스, 반디앤루니스

첫번째 스타벅스 사용기 @ 삼평동

스타벅스에서 36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결제를 시도해보았다. 점원에게 카드 결제 상태를 요청한 후, 아이폰을 Paypass 로그가 붙어있는 리더기로 가져갔다. 내 경우는 스크린락에서 자동으로 패스포트가 뜨진 않았고, 패스포트를 실행한 상황에서 터치ID(지문인식)를 사용했다. 2~3초 안에 지문인식이 완료되고 결제가 끝났다.  ... 라고 예상하는 순간 "DCC 거래" 화면이 표시되었다.  직원도 모르고.. 뭐지?





외국인 자국 통화 서비스

외국인 자국 통화 서비스(Dynamic Currency Converion)인데 보통은 카드대금을 청구할 때 결제금액이 결정되는데, DCC는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바로 결제금액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환율로 보자면 전자는 청구시점의 환율을, 후자는 결제 시점의 환율을 사용하게 된다. 편리한 만큼, 수수료라는 함정이 있어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해외에서 신용카드 원화 결제하면 '낭패'..최대 5% 수수료 부과, 현지통화로 결제해야

나는 [USD]를 선택해 달러로 결제했는데, [KRW]으로 결제하는 것이 환율과 수수료면에서 더 유리했을 것 같다.

두번째 스타벅스 사용기 @ 코엑스점

코엑스에 들를기회가 있어 스타벅스에 들러 사용을 시도해보았다.  제품을 주문하고, 점원에게 "마스터카드 패이패스로 결제할께요"라고 했더니 직원 왈, "코엑스와의 임대 계약 상의 이슈로 일반카드만 가능합니다"란다. 그러고 보니, 다른 스타벅스와 달리 일반 리더기(다른 코엑스몰 가게가 쓰는)가 하나 더 있다.  옆에 마스터카드 패이패스가 버젓이 표시되어 있는 리더기가 있는데도 사용할 수 없단다.   NFC 리더기 보급의 험난함을 보여주는 단상이다.

세번째 스타벅스 사용기 @ 서현동

가장 바람직한 경험을 처음으로 해 보았다. 점원에게 "마스터카드 패이패스로 결제할께요"라고 얘기하니, 집중하는 얼굴로 점원이 POS 기계 화면을 몇 번 터치한다. 리더기의 화면이 바뀌기 때문에 준비가 되었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아이폰을 리더기 근처에 가져간다. 화면이 꺼진 대기화면인 상태에서 리더기 근처가 가져가는 것으로 화면이 들어오고 패스포트앱이 표시되면서 터치ID입력을 기다리게 된다.


여기서 지문인식 버튼에 손가락을 가져가면 순식간에 결제가 완료된다. 이 가게는 DCC 화면이 뜨지 않고 바로 결제가 되었다.  정말 순식간이다!

내가 희망하는 결제수단

지문이라는 생체인식을 통해 보안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훌륭한 사용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페이는 혁신적인 결제수단임에는 틀림없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문제는 사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맹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NFC방식의 POS(결제 단말기)를 도입하고 있는 국내 가맹점은 5%에도 미치지 못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이 "지금 당장"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그네틱 방식의 LoopPay사 기술을 최신 갤럭시폰에 탑재하기로 한 것은 주효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가맹점이 새 POS로 바꾸려고 하면 기존 POS를 무료 공급했던 VAN사의 계약이 발목을 잡는다고 한다.

마그네틱(MS) 결제 단말기 ‘공짜 약정’의 덫...가맹점 수천억 위약금 물 판

알리바바가 중국에서 알리페이를 보급을 위해 했던 것 처럼 누군가가 전국 가맹점의 POS를 무상으로 바꿔주면서 동시에 VAN계약 위약금도 물어준다든가 하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대략 4000억이면 된다. 알리바바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

NFC 방식으로 POS가 모두 바뀌더라도 기존 카드는 사용할 수 있겠지만, 스마트폰 연동을 통한 혁신을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더 있다. 사용자 단말기의 파편화다. 대표적인 NFC방식의 간편결제인 후불식교통카드 PayOn의 경우,  Mifare라고 하는 NXP사의 고유 특허를 사용하는데, NXP칩이 탑재된 스마트폰에서만 적용가능하다. 현재 널리 보급되어 있는 삼성 갤럭시 S4, 갤럭시 노트3,  구글 넥서스4,5 등이 NXP사 칩대신 Broadcom사 칩을 사용하기 때문에 PayOn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제조사의 원가절감이 파편화를 만들었다. ...라기 보다는 PayOn이 애초에 표준 기술이 아닌 특정 회사 고유특허를 도입했을 때부터 문제의 불씨는 시작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IT 기간 자산 도입을 계획할 때 표준화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모델별 내장 NFC칩 리스트

정리해보면
  1. 한국은 세계적으로 신용카드 보급율이 높고
  2. 전세계 누구보다 스와이핑(카드 긁기)이라는 간편하고 멋진 사용성에 익숙
  3. 애플페이, 한국의 교통카드가 스와이핑에 필적하는 사용성을 가졌으나 가맹점 부족
  4. NFC 등 새로운 방식으로의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
    * 대략 4000억 = 약2000억(전체 위약금) + 250만 가맹점 x 7만원(저가 POS)
  5. 관련 기관, 사업자, 단말기 사양이 파편화되어 있어 사용자가 소외되어 있는 시장
이런 한국에서의 결제수단 혁신은 달라야하지 않을까?
  1.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보안적으로 안전하고,
  2. 스와이핑에 필적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사용성을 가지고 있고
  3. 기업가 정신으로 모험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고유한 가치를 제공하고,
  4. 특정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않아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결제수단!
나는 그런 결제수단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참고자료






댓글 3개:

  1.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1) 애플페이에서 지문인증 실패시
    홈잠금화면 터치 ID 실패시 처럼 암호입력페이지가 나오나요?
    이때 암호입력하면 최종 결제가 되는지 문의드립니다.


    2) 아니면 계속해서 지문인증이 될때가지 연속 무한정 시도되는지...
    몇회 시도시 실패이면 결제가 실패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리포트를 써야하는데 고수님의 댓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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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정이 생겨 지금은 테스트할 수가 없습니다만,
      1)번은 절대 아닐 것은 추측됩니다. 테스트하게 되면 업데이트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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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좀 오래된 글이어서 확인을 하실지는 모르겠으나 코엑스 점에서 사용, 매출을 발생 시켜야 하는 POS는 스타벅스에서 사용하는 IBM(현 도시바) 장비가 아닌 코엑스에서 운영 하는 후지츠 POS이므로 기존 스타벅스 로드샵(삼평동,서현동)과는 결재 방식이 달라 애플 페이 결재를 시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어짜피 스타벅스 코엑스 점에 있는 IBM(도시바) 장비는 사인패드가 아예 없어 카드 결재가 불가능합니다
    사인패드가 없으면 카드사에 승인요청을 못보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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